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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꽃
악의 꽃
저자 : 샤를 피에르 보들레르
출판사 : 문학과지성사
출판년 : 2003
ISBN : 8932014523

책소개


서구 현대시의 시조 보들레르, 그리고 『악의 꽃』

낭만주의 정신을 담고 있으며 동시에 낭만주의의 결점을 뛰어넘었던,
이후 오게 될 상징주의, 초현실주의, 현대시에 길을 터놓은 것으로 평가되는 보들레르 유일의 시집


보들레르는 많은 시집을 남긴 시인이 아니다. 소산문 시집 『파리의 우울』을 제외하고는 단 한 권의 시집, 『악의 꽃』을 남겼을 뿐이다. 그는 단 한 권의 시집 속에 그의 삶의 경험의 정수를 쏟아놓았고, 이 시집으로 후에 ‘현대시의 시조’로 불리게 된다. 『악의 꽃』은 삶의 어느 특정한 시기에 씌어진 것도, 짧은 시간의 산물도 아니다. 『악의 꽃』의 역사는 보들레르의 삶의 역사와 겹쳐진다. 오랜 시간에 걸쳐 끈질긴 인내와 정성으로 갈고 닦여졌다는 점에서나, 한 인간의 삶의 역사를 동반했다는 점에서도 매우 깊은 의미를 가진다. 문학 활동이 지속되었던 근 이십오 년 내내 그는 이 한 권의 시집에 집착하며, 그 완성을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

1857년 보들레르가 『악의 꽃』을 발표했을 때 그 시대의 누구도 이 시집의 놀라운 독창성을 주목하지 못했다. 이 책에 담긴 기이하고 대담한 주제들, 빅토르 위고가 말한 ‘새로운 떨림’과도 같은 신선하고 파격적인 감수성, 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영혼의 전율, 그리고 매혹적인 음악성……
그 시대는 이 모든 감동을 같이할 감각을 갖추지 못했다. 시대적 감수성이라는 점에서 『악의 꽃』의 시인은 한 세기를 앞질러 왔던 것이다.

그리하여 보들레르는 실로 오랜 세월 ‘저주받은 시인’으로서의 불행을 벗어나지 못했고, 『악의 꽃』은 열광적인 소수의 독자들에게 제한되어 있었다. 그러나 이 모든 우여곡절을 거친 후 『악의 꽃』은 ‘소수의 행복한 독자’들을 실망시키지 않은 채 독자층을 한껏 넓혀갔고, 후세는 이 책을 ‘현대시의 복음서’라 부르기를 서슴지 않는다.

『악의 꽃』은 연금술사가 용광로에 집어넣은 수많은 재료로부터 귀중한 금속을 추출해낸 것처럼, 그가 문학과 예술의 세계로부터 얻은 풍부한 체험으로부터 정수만을 뽑아낸 것이다.

목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