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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과거의 한반도는 유교―한자 문화권에 속해 있었다. 이 문화권에서 우리 옛 그림은 자연히 다른 지역의 문화, 특히 중국 문화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오늘날 우리가 한국 미술가의 작품을 감상하면서 피카소, 폴록, 칸딘스키, 뒤샹 등을 언급하듯이, 과거에는 고려와 조선 시대의 회화를 문동, 곽희, 황공망, 동기창 등에 비교해왔다.

『중국 옛 그림 산책』은 동양화의 뿌리라 할 중국 고전 회화를 일반 독자들의 눈높이에 맞춰 소개한다. 조선 초기 안견의 〈몽유도원도〉와 북송 후기의 〈조춘도〉를 비교하고 북송 후기 소식과 문동의 우정을 보면서 고려 말기 이규보와 정홍진의 우정을 생각한다. 유교―한자 문화권 전체의 문화적인 흐름에서 작품을 살피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은 미학자로서 동양미술사의 고전을 꾸준히 번역해 온 조선대학교 미술대학 조송식 교수가 2008년부터 한 해 동안 컬쳐뉴스에 연재한 〈조송식의 옛 그림 읽기〉를 엮은 책이다. 그동안 생소했던 중국의 고전 회화를 알기쉽게 풀이했을 뿐만 아니라 저자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동양화를 감상하는 방법을 전수한다.

목차

1장 예술과 인격 ― 향기처럼 피어오르는 그리움

1. 시공을 초월하여 전해지는 “떳떳한 마음”
전선의 〈왕희지관아도〉

2. 원나라 화가 조맹부가 양을 그린 이유
조맹부의 〈이양도〉와 〈조량도〉

3. 바보스럽게 살기 어렵다
정섭의 〈난득호도〉

4. 화가의 인격과 산수화는 별개이지만
동기창의 〈완련초당도〉

2장 산수화와 와유 ― 천지를 담은 세계, 자연에서 노닐다

5. 누어 자유롭게 노닐다
전자건의 〈유춘도〉

6. 산수와 산수화의 차이
석도의 〈여산관폭도〉

7. 젊은 마음에 함축된 ‘천지의 큰 아름다움’
왕희맹의 〈천리강산도〉

8. 흥을 타서 오고, 흥이 끝나 돌아가다
황공망의 〈부춘산거도〉

3장 도덕과 정치 ― 안타까움과 희망이 교차하다

9. 예교의 교훈을 넘어서는 그림의 힘
고개지의 〈여사잠도〉

10. 차라리 화가로서만 전해졌더라면
북송 휘종 조길의 〈서학도〉와 〈청금도〉

11. 이른 봄 경치에 예악의 정신을 담다
곽희의 〈조춘도〉

12. 그림의 표현만큼만 되었으면
명나라 헌종 주견심의 〈일단화기도〉와 〈세조가조도〉

4장 우의와 의지 ― 험한 세상, 더불어 할 수 있는 것들

13. 현실을 살아가는 의지
문동의 〈묵죽도〉

14. 험한 세상의 동인은 진실해야 한다
정섭의 〈쌍송도〉

15. 조식의 사랑에 대한 참 감정을 공유하다
고개지의 〈낙신부도〉

16. 참 자리로 돌아가려는 겨울의 덕
석도의 〈동파시서시의책〉

5장 현실과 초월 ― 자기를 찾아가는 길

17. 옛날 사람도 지금 사람도 저 달을 보았다
심주의 〈중추상월도〉

18. 가을은 은미하고 낯설게 온다
심주의 〈야좌도〉

19. 인생의 참 자리로 찾아가는 길
문징명의 〈관산적설도〉

20. 병으로 평정을 얻고 복을 누리다
석도의 〈인병득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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