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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나야 미호종개 (생각을 여는 문)
안녕, 나야 미호종개 (생각을 여는 문)
저자 : 김정애
출판사 : 옐로스톤
출판년 : 2018
ISBN : 9791187079101

책소개


2018 우수출판콘텐츠 제작지원 선정작
세상의 모든 사라져 가는 생명과 미호종개에게 보내는 응원
청주 미호강에 서식했던 천연기념물이면서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된 미호종개를 주인공으로 한 동화
여우내에서 살아가는 민물고기들의 생태적 사실에 기반한 상상의 이야기

청주와 세종시를 관통하는 미호강에는 오래전 미호종개가 살았습니다. 천연기념물 454호이면서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된 미호종개는 미호강에서 발견된 토종 민물고기입니다. 최상의 환경에서만 살 수 있는 미호종개는 환경이 살아 있음을 의미하는 지표가 되기도 합니다. 미호종개는 주로 물의 흐름이 느리고 바닥이 모래와 자갈로 된 얕은 청정 하천에서만 살아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미호종개가 최초로 발견된 곳이 미호강이어서 1984년 학계에 처음 한국 토종 신종으로 보고한 학자들이 ‘미호종개’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그러나 30년 전부터 산업화와 잘못된 물길 관리 정책으로 오염되어 지금은 미호강에서 미호종개가 사라졌습니다.

미호강 중에서도 여우내는 물이 얕고 모래톱이 발달되어 있어 미호종개가 살아가기에 최적의 환경이었습니다. 동화 『안녕, 나야 미호종개』는 환경오염으로 고향인 여우내에서 더 이상 살아갈 수 없게 된 미호종개가 맑은 물을 찾아 상류로 이주하는 가상의 이야기입니다. 이주하는 과정에서 여우내에서 더불어 살아가던 많은 민물고기들이 희생을 감수하며 협력합니다. 서로 의지하며 살아온 이웃이기도 하고 한 종족이 사라진다는 것은 전체 민물고기들을 위해서도 미호종개를 꼭 지켜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지금 유일하게 미호종개가 발견되는 백곡천 상류로 이주하기까지 공동체로서 더불어 살아가는 문제, 추억을 함께한 우정과 종족을 뛰어넘는 사랑, 그리고 어떻게 대를 이어 온 세상이 다양한 생명으로 가득할 수 있는지 다양한 질문을 던집니다.

목차


“잎파랑이야. 우리 버들강아지도 세상에서 사라지지 않기 위해서는 씨앗을 남겨야 해. 그리고 씨앗을 남기려면 아픔을 견디는 과정을 겪는단다. 세상의 모든 생명이 다 마찬가지야. 하지만 정말 신비스러운 일 아니니?”
“무엇이 신비스럽다는 거야?”
“새로운 생명이 태어나 세상 속에 늘 이렇게 있는 것 말이야. 나의 몸은 곧 사라지고 여러 개의 씨앗이 될 거야. 내년에는 어딘가에서 다른 버들강아지로 태어나게 되겠지. 그렇게 생명은 이어지고 너는 어디서든 늘 버들강아지를 볼 거야. 그런 게 바로 기적이고 신비로운 일이지.” --- p.20

“추억이 가득한 고향을 떠난다는 것은 가슴 아픈 일이지. 하지만 언젠가 다시 돌아올 수 있다는 희망을 가져.”
“그럴 수 있을까? 우리가 먼 길을 가고 있다는 것이 실감나. 여우내가 까마득해졌어.”
“물론이야. 다시 물이 맑아지면 가능해.”--- p.76

“죽는다는 게 이런 기분이구나. 엄마 아빠 형제들은 얼마나 무서웠을까?”
“맞아. 죽음 앞에서는 누구나 무서울 거야. 우리 민물고기들은 너무나 약한 존재야. 이 미호강만 해도 우리를 잡아먹으면서 살아가는 힘센 자들이 넘쳐나지. 우리는 우리 스스로 지켜야 해. 특히 배스와 같은 외래종의 먹잇감이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해.”--- p.90

빠르게 질주하던 스타와 참붕어가 조심스럽게 멈추었습니다. 뒤따르던 무리들도 일제히 속도를 줄이며 지느러미를 가지런히 세웠습니다.
“다 왔어. 이곳이 사송이야!”
“와!”
스타의 말에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습니다. 대원들은 서로를 부둥켜안으며 좋아했습니다.--- p.124

“별을 찾고 있니? 별은 사라진 게 아니야. 구름에 가려 우리 눈에만 보이지 않았던 거야.”
스타의 목소리였습니다.
“저 별들을 봐. 한때 우리 눈에 보이지 않았지만 언제나 저 자리에 있었지. 나도 그럴 거야. 네 눈앞에 보이지 않더라도 언제나 네 곁에 있을 거니까. 너를 매일 볼 수 없지만 내 마음속 깊이 네가 있어, 저 별처럼 말이야. 그게 우리의 우정이고 사랑이야.”